Self Portr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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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ing the crystal ball, B&W silver print on fiber paper,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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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the mirror, B&W silver print on fiber paper,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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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he window, B&W silver print on fiber paper,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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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he window, B&W silver print on fiber paper,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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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birds, B&W silver print on fiber paper,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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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ding a candle , B&W silver print on fiber paper,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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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pink dress into water, Digital color print, 2005

자화상(self-portrait)라는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자기 자신을 그린 초상화’라고 정의 되어 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그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이 사전적 풀이만 가지고는 도저히 그 뜻을 알 수가 없다. 그야말로 글자 그대로의 표면적 해석일 뿐  오히려 이러한 설명이 단어자체에 부정확한 선입견을 고정화 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우리는 보통 자화상(self-portrait)이라할 때 작가 자신의 진정성 혹은 정체성을 보여주는 작업이라고 쉽게 생각해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작가들이 ‘자기 자신을 그린다.’라고 할 때 순진하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 또는 좀더 고차원적으로 표현해 본다면 ‘본연의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라는 맥락에서 작업을 할까? 나에게 그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해보라고 한다면 부정적이다. 작가에게 있어서 자화상의 작업은 그보다 더 복잡하고 절실한 무언가를 즐기고 싶어 하는 심리가 내재되어 있다고 본다. ‘자화상’이라는 그 진솔해 보이는 듯한 단어를 방패삼아 그들은 관객들과 차원 높은 놀이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나의 경우 셀프 포트레이트 작업은 작가에게 있어 자신의 정체성을 담보 잡은 하나의 ‘가장(假裝)놀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자화상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환상과 욕망을 진솔함을 표방한 이중적 속임수의 구조 속에 교묘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그가 보여주는 모습이 그가 바라는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작가는 우리가 그것이 그의 진정한 욕망이라고 믿어버리는 순간 금방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버린다. 그는 결코 우리가 그의 모습을 규정짓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규정하고 규정짓는 행위는 더 이상 서로 매혹적인 관계를 지속할 수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내게 있어서도 나의 셀프 포트레이트는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 진실을 가장한 일종의 ‘관계 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의미를 갖는 소품과 의상 그리고 내 자신의 의도되고 과장된 몸짓의 연출을 통해 나는 불완전하기만 한 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내가 진실로 관심 있는 것은 내 자신에 관한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 이렇게 나를 마주대하고 서 있는 당신의 마음이다.